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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 너와 내가 만날 확률은?

by 10000학또 202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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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 포스터

우리가 사랑에 빠질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크리스마스를 맞을 때면 무언가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영화를 보고 싶어집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떤 영화가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하나요?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넷플릭스의 신작 <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 보았습니다. 영화 제목과 같이 주인공 해들리(헤일리 루 리차드슨)와 올리버(벤 하디)의 만남은 우연으로 시작합니다. 비행기를 놓쳐버린 미국인 해들리는 핸드폰 충전을 하다가 영국인 올리버를 만나게 됩니다. 대화가 잘 통하던 둘은 마침 식사까지 함께 하게 되고 이들의 인연을 계속됩니다. 한 번의 확률이 또 작용하게 되는데, 비행기를 탑승한 후 올리버의 좌석의 안전벨트가 고장나게 됩니다. 항공사 측의 책임이 되므로 올리버는 마침 비즈니스석으로 이동하게 되고, 놓친 비행기를 급히 메꾸다 비즈니스석을 잡게 된 해들리를 다시 한번 만나게 됩니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 둘은 더 깊은 대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해들리는 사실 아버지가 이혼 후 재혼을 하는 재혼 결혼식에 초대받은 것이었습니다. 해들리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무언가 버림 받은 기분도 든 듯합니다. 마찬가지로 올리버도 가족 행사를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서 수학하다 영국을 방문하던 차였고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둘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로의 연락처를 주고 받습니다. 그런데 해들리가 핸드폰을 놓치게 되면서 연락처는 지워지게 되었고, 저장도 하지 못한 채 둘의 만남은 기약을 잃게 됩니다.

 

아빠의 결혼식으로 향한 해들리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하객들의 말을 듣게 됩니다. 올리버의 목적지를 알고 있었던 해들리는 그것이 올리버의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암이 재발한 어머니의 장례식을 위해 미국 유학을 하던 아들이 영국으로 급하게 귀국해 참석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함께였습니다. 올리버의 가족 행사가 긍정적인 것일거라 무의식 중에 생각한 해들리는 충격에 휩싸인 채 올리버를 위로해 주기 위해 장례식으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해들리는 올리버의 장례식에서 올리버의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다름 아닌 생전 장례식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생소한 만큼 조문객들에게도 생소한 생전 장례식은 암으로 오래 앓았던 어머니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죽은 다음에 조문객들의 회고와 위로의 말을 듣는 것에 대한 회의감과 더불어 우울하게 죽음을 맞이 하고 싶지 않았던 바람이 합쳐져 생전 장례식이 탄생한 것이었습니다. 해들리는 이렇게 올리버의 가족들까지도 인사를 나누게 되지만 정작 올리버와는 너무나도 다른 성격에 갈등을 빚게 됩니다. 위로해 주러 온 해들리의 의도와 다르게 올리버는 속내를 보이지 않고 여전히 통계적으로만 상황을 접근할 뿐이었습니다. 결국 다시 아빠의 결혼식으로 돌아가려던 해들리는 덤벙거리는 성격답게 가방은 장례식장에 두고 오고 길을 헤매게 됩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려 아빠에게 전화를 할 수 있었고 해들리를 찾으러 온 아빠에게 해들리는 지금껏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들은 아빠는 해들리를 응원하게 되었고 그러던 찰나 이번에는 올리버가 해들리를 찾아오게 됩니다. 마지막 나래이션에는 해들리와 올리버가 며칠 동안 함께 했는지와 같이 수치적으로 미래를 통계합니다.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와 함께 영화는 끝이 납니다. 

나와 소통하는 영화

영화에는 재미있는 장치가 등장합니다. 바로 극 중 역할을 하면서도 극 외의 역할을 하는 존재(자밀라 자밀)입니다. 승무원이나, 길을 걷던 행인, 하객 등 극 중 배역을 맡으면서도 관람객을 응시하며 통계적 확률을 설명해 주는 존재였습니다. 오랜만에 누벨바그 스타일의 정석 영화를 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컨셉상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수치에 대한 몰입을 도움과 동시에 영화를 보고 있는 '나'와 소통하는 것 같았습니다. 극 중에서도 나왔지만 올리버는 현실에 다가가기를 두려워하는 경향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로 하여금 수치에 집착하게 합니다. 예를 들면 어머니가 암에 걸릴 확률이나 암에 걸려 돌아가실 확률 등 자신이 너무 슬퍼 감당할 수 없는 감정들을 그저 수치로, 숫자로 보면 감정에 휩싸이지 않고 그저 발생하는 하나의 현상이자 사건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들리는 이러한 일들 앞에 그저 슬퍼하라고, 또 슬픔을 슬픈대로 표현하고 애도하며 이겨내라고 이야기합니다. 인생에는 확률보다 더 중요한 서로 간의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자신의 감정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지는 않은지, 확률이 아닌 다른 기제를 활용하여 우리의 감정을 억누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합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만 집중하지 않고 우리의 실제 관계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마음 따뜻한 영화였습니다.

 

지금까지 영화 <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 줄거리 느낀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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